2015년 2월 28일 토요일

커피 - 실리콘밸리 맛집 (1)

다양한 나라에서 모여든 이민자들이 바글거리는 실리콘밸리. 이곳은 전세계 음식이 만나는 지점이다. 고향의 고유한 맛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식당도 있고 다른 나라 음식과 결합하여 새로운 맛을 시도하는 식당도 있다. 음식에는 그 음식이 떠나온 고향의 정취가 담겨있다. 음식에는 이야기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맛집을 둘러보며 실리콘밸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곳에 나열한 맛집은 필자가 주관적으로 선택하였다. 심지어 Yelp점수가 그럭저럭한 곳도 있다. 맛집에서 커미션을 받거나 음식을 얻어먹고 쓰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에게 맛없다고 따지지 말아주세여.

커피

스타벅스Starbucks

가격: 4~6불, 특징: 없는 동네를 찾기 힘들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자는 스타벅스가 미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맥도날드와 코카콜라가 그랬듯이. 스타벅스는 전세계 도시에 진출해 미국의 커피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왠만한 동네에는 구석까지 들어가 있다. 맨하탄의 양복쟁이가 나오는 영화에서는 한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손엔 서류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모습이 꼭 나온다. 아침에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와 크로와상을 먹으면서 신문을 보는 미국인들이 많다.

커피숍에서 3불짜리 커피를 주문하고 노트북을 WiFi에 연결시키고 일하는 모습은 스타벅스의 상징이다. 이제는 커피숍이라면 의례히 일하기 쾌적한 환경과 무료 WiFi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전국망을 갖춘 스타벅스가 당연한 것으로 만든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오면 커피숍을 들러보라. 대학생들이 함께 스터디를 하고 검색최적화 전문가가 고객을 만나 상담을 해주고 벤처 투자가가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고 잘 나가는 하이테크 기업 직원이 구직중인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는 곳이 커피숍이다. 사람들이 만나는 곳에 스파크가 일어난다. 각자 자기가 속한 인종, 동문, 직장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이 부딪히는 곳이 커피숍이다. 그리고 스타벅스가 미국의 커피숍을 상징한다.

피츠 커피Peet’s Coffee

가격: 4-6불로 스타벅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쌈, 커피맛: 스타벅스보다 깊고 진하다
스타벅스가 지금은 세계 최대의 커피하우스 체인으로 이름을 날리지만 처음 스타벅스가 모델로 삼은 커피숍이 피츠 커피였다. 원두도 피츠에서 받아다 썼다고 한다.

피츠 커피는 스타벅스보다 커피값이 조금 더 비싸고 맛도 더 깊다. 스타벅스가 저렴한 가격에 많은 사람들을 뭉뚱그려 고객으로 상당한다면 피츠는 조금 더 바리스타 정신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라떼를 시키면 피츠에서는 간단한 커피 아트를 곁들여 만든다.

피츠는 할인 카드나 적립 카드가 없다. 커피값을 절약하는 방법이 있다. 코스트코Costco에서 피츠 기프트카드를 할인판매한다. 예를 들어, 100불어치의 5장짜리 기프트카드를 80불에 판매하니 그걸 사용하는 것이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필즈 커피Philz Coffee

가격: 4-6불, 특징: 계산하기가 불편하다 
조금 특별한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면 필즈 커피에 가자. 커피 주문을 하면 바리스타가 정성으로 커피를 탄다. 느낌에. 필즈 커피 메뉴는 외계어 투성이다. 메뉴를 읽어도 읽어도 무슨 커피일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여러분도 나와 같다면, 이걸 시켜보자. 민트 모히토Mint Mojito. 발음에 주의하자. 모지토가 아니고 모히토다.

민트 모히토 커피Mint Mojito Coffee
저작권: brandon schauer, CC BY-SA2.0

필즈 커피 매장
저작권: Dave Fayram, CC BY-SA2.0


민트 모히토는 달짝지근한 라떼에 민트잎을 넣은 것이다. 달콤하면서 민트향이 입안을 감돈다. 평소에 민트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시도해 볼만하다. 민트향이 그리 역겹지 않다. 역겹지 않다는 건 좀 이상하고 뭐랄까 묘하게 커피맛과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이곳에 가면 커피 주문하는 곳과 계산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 주문을 한 다음 쭈삣거리다 계산대에 가서 자기가 뭘 시켰는지 얘기를 해줘야 한다. 자기가 주문한 것을 잘 기억했다가 얘기하자.

히피스 브루Hippies Brew

21988 Foothill Blvd, Hayward, CA 94541 (구글 맵스)
가격: 4-6불, 특징: 점원이나 가게 분위기가 힙합스러움. 이스트베이 최고의 커피점.

캘리포니아에 와서 마셨던 커피맛 중 최강. 난 커피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이곳의 커피는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내가 마셨던 커피는 아이스 민트 드립Iced Mint Drip 커피다. 필즈 커피의 민트 모히트와 비슷하다. 여기와서 아이스 민트 드립을 먹고나선 필즈 커피의 민트 모히트가 오징어(많이 과장해서 ^^;)처럼 느껴졌달까.

처음 매장에 들어서면 힙합스러운 분위기때문에 약간 쭈삣하게 된다. 점원도 그렇고 매장의 인테리어도 허름함과 화려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분위기가 익숙해지면 친근한 느낌이 드는게 묘하다.

매장 내부
저작권: Dong-Hwi Lee, CC BY-SA2.0

이곳은 Hayward시에 있어서 실리콘밸리에선 꽤 떨어진 곳이다. 이 근처를 뭉뚱그려서 이스트 베이East Bay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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