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일 일요일

무서운 이야기

애들 재울때 이야기를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곤 한다. 할로윈을 맞아 (평소 겁이 많은) 막내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실제로는 영어로 해줬는데 한국어로 옮긴다.

"괴물이 한 아이(막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바로 너야라고 얘기하듯이)를 찾아왔어. 괴물이 아이에게 말했어. 네가 나보다 작으면 잡아먹고 나보다 크면 살려주겠다. 그리고 키를 쟀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는 괴물보다 작지 않았어. 크지도 않았어. 괴물은 아이와 키가 똑 같았어.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는 괴물을 먹어치우기 시작했어. 다 먹어치우고 괴물의 얼굴만 남았어. 그리고 괴물의 얼굴을 들여다봤어. 괴물은 그 아이의 얼굴을 갖고 있었어. 괴물이 그 아이였던거야."

막내의 눈이 동그래졌다. 옆에서 엿듣던 중학생 첫째는 "아빠, 이거 좀 무서운데요...".

그냥 끝내면 잠을 못잘 것 같아서 조금 설명을 해줬다. "There are no monsters. No ghosts. They are all your creations. You yourself create monsters and ghosts. If you are scared of them. You are scared of yourself. They live in your imagination. Eat them."


즉석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였지만,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에서인가 들어본적이 있는것 같다. 정확히 어느 이야기였는지 집어내진 못하겠다. 간단한 이야기지만 생각해볼 것이 많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내 나이가 되면, 오늘 이야기하지 못한 숨은 배경에 대해서 이해하게 될까? 아마 오늘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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