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1일 목요일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글은 <실리콘밸리 견문록>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지구 문명은 어느 정도 수준이며 미래는 어떤 모양일까. 미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를 토대로 방향성을 분석하여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미래는 사람들이 소망하는 낙원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영화처럼 로봇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될것인가.

문명의 발전 단계 

구소련의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제안한 카르다쇼프 척도라는 것이 있다. 우주 문명의 발전 단계를 문명의 에너지 사용량을 토대로 분류한 것이다. I, II, III 유형의 3단계로 구분한다. 1 단계는 행성에 내리쬐는 별 에너지, 우리로 치면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를 완전히 사용하는 단계다. 약 10에서 100페타와트 정도를 사용하는 문명이다. 이 정도 문명은 날씨를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행성 전체를 지배한다.

2단계는 행성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고 이젠 항성 에너지를 사용하는 문명이다. 약 400요타와트(4 ×10^26 와트)의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다른 별의 핵융합 반응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만들수 있는 문명이다.

3단계는 인접한 항성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은하내 1조개에 이르는 항성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문명이다. 4 ×10^37와트 정도이다. 수치가 너무 커서 단위를 구분하는 명칭이 없다. 대략 1 요타와트의 40조배 정도로 말그대로 천문학적 단위다. 인류가 3단계 문명에 이르면 우주를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존재가 된다고 할까. 이론에만 존재하는 문명이지만 아마 삶과 죽음의 경계는 없어지고 신적인 능력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카르다쇼프 척도에 의하면 현재 인류문명의 1단계에 이르지도 못한 상태다. 단계 0이라고 할까. 좀 더 세밀하게 구분하면 에너지 소비량 기준으로 0.7단계 정도라고 한다. 인류는 우주의 기준으로 볼때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문명이라는 얘기다. 과연 앞으로 100년 이내에 1단계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너무 먼 미래라 별 감흥이 없다.

좀 더 가까운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있을까?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

미래학 분야에서 존경과 비판을 동시에 받는 사람이 있다. 2045년이 되면 인간은 불사의 존재가 된다고 주장하며 그 때까지 살기위해 비타민을 매일 복용한단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등 인간이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을 수 없는 특이점이 곧 도래한단다. 특이점을 지난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서 싱귤래리티Singularity라는 대학도 설립했다.

얼핏 들으면 무한동력기관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미치광이로 보이지만 이 사람은 세계 최초로 스캐너, 광학문자인식기OCR, 전자악기인 신디사이저를 개발했고 현재는 구글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중이다. 바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다. 미국 PBS방송사가 역대 미국 최고의 발명가 16인으로 뽑았고,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기술분야 최고영예인 미국 기술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레이 커즈와일의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기술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주장이 기술분야, 특히 컴퓨터 분야의 발전 과정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커즈와일은 1900년초부터 현재까지의 컴퓨터 성능의 변화를 주목했다. 일초에 1,000불(100만원)짜리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는 계산량을 연도별로 조사해보면 신기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터 성능향상의 변화가 커지는 것이다. 수학에서는 이런 변화를 기하급수적 증가라고 부른다. 기하급수적 증가의 특징은 어느 지점을 지나면 증가의 범위가 너무 커져서, 그래프로 그릴 경우 수직으로 지붕을 뚫고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특이점이라는 것은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이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점을 말한다.

커즈와일은 2029년이 되면 인간 뇌는 완전히 분석이 끝났고 인공지능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2045년이 되면 인간이 기계와 결합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때가 되면 나노봇이 인간의 뇌에 들어가서 인터넷과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인간의 지식과 생각은 거의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위해 고생할 필요 없이 나노봇이 들어있는 알약을 복용하면 나노봇들이 뇌를 자극하여 순식간에 언어를 습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터 성능. 머지않아 인간의 두뇌를 능가한다.
저작권: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커즈와일 테크놀로지Kurzweil Technologies, Inc.

너무 나갔다고 생각하는가? 컴퓨터, 나노공학, 뇌공학의 발전속도를 보면 아예 허황된 얘기가 아닐 수 있다. 최첨단 기술회사에서 일하는 나도 깜짝 놀라는 기술들이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노라면 털끝이 설 때가 있다.

그럼 미래는 터미네이터 영화에서처럼 각성한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로봇 군대의 공격으로 인류는 멸종직전으로 가게될 것인가? 대체로 사람들이 신기술을 접하고 떠올리는 것들이 이런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분야의 신기술 말이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기술개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일부 종교인들은 종말을 얘기한다. 뭐, 그럴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미래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