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8일 월요일

노예의 문 - 모 기업의 보안검색대

이번 북투어에서 평소 한국에서 견학오는 대기업 직원들이 구글 로비에서 신기해하던 이유를 확인했다.

<실리콘밸리 견문록> "스토리09. 직원은 가려뽑고 한번 뽑으면 신뢰한다"에서
모 대기업의 연구소에 강연을 하러 갔다. 서로 다른 지역에 위치한 두개의 연구소를 찾아갔었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공항에서나 보던 보안검색대였다. 보안검색대 앞뒤로 보안 요원들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문객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출퇴근시에 여기를 통과해야 한단다. 아침에 출근해서 보안검색대에 줄을 선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것과 비슷한 검색대가 회사 입구에 설치되어 있음
By Piotrus, CC BY-SA 3.0
한 연구소에서는 나도 보안검색을 통과해야만 했다. 가방은 미리 맡겨두고 강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받았다. 가방을 가지고 들어갔다면 X-Ray 스캐너를 통과해야 했을것이다. 내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USB포트에는 빨간 스티커가 붙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보안검색대를 지나는데 검색요원이 내 휴대전화를 건네받고는 앞뒤로 조심스럽게 살폈다. 혹시나 스티커를 뜯은 흔적이 있는지 확인했을것이다.

내가 잠재적인 도둑 취급을 받았다는 생각에 불쾌했다.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진다. (나를 초대했던 분들이나 강연을 들었던 분들은 모두 따뜻하게 맞아주어서 좋았다. 그분들에게 불쾌한 것은 아니다.)

나야 방문객이라지만 이걸 그 회사 직원들은 매일 한다니... 직원들을 뽑을 때는 인적성 검사를 하고 면접을 하면서 가려뽑았을텐데 직원들을 왜 믿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보안검색대는 노예의 문이다. 직원들을 언제든 회사의 재산을 훔쳐갈 노예로 보기때문에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이리라. 노예라는 사실을 아침저녁으로 일러주기 위해 그 문을 지나도록 강제하는 것 아닌가.

몇 천명의 직원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그 문앞에 줄을 설것이다. 그 문을 통과하면 엘리베이터앞에 또 줄을 서겠지. 그렇게 기다리며 버려진 시간은 아깝지 않을런지. 난 그 문을 지나면, 있던 애사심도 없어질 것 같은데.

보안검색대가 진짜 노예의 문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그 회사의 사장도 출퇴근할 때 거기서 보안검색을 받는지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회사 사장도 같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을 서는지 보면 그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회사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해나갈 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불편함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