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견문록> "스토리09. 직원은 가려뽑고 한번 뽑으면 신뢰한다"에서 |
모 대기업의 연구소에 강연을 하러 갔다. 서로 다른 지역에 위치한 두개의 연구소를 찾아갔었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공항에서나 보던 보안검색대였다. 보안검색대 앞뒤로 보안 요원들이 제복을 입고 서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문객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출퇴근시에 여기를 통과해야 한단다. 아침에 출근해서 보안검색대에 줄을 선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것과 비슷한 검색대가 회사 입구에 설치되어 있음 By Piotrus, CC BY-SA 3.0 |
내가 잠재적인 도둑 취급을 받았다는 생각에 불쾌했다.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진다. (나를 초대했던 분들이나 강연을 들었던 분들은 모두 따뜻하게 맞아주어서 좋았다. 그분들에게 불쾌한 것은 아니다.)
나야 방문객이라지만 이걸 그 회사 직원들은 매일 한다니... 직원들을 뽑을 때는 인적성 검사를 하고 면접을 하면서 가려뽑았을텐데 직원들을 왜 믿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보안검색대는 노예의 문이다. 직원들을 언제든 회사의 재산을 훔쳐갈 노예로 보기때문에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이리라. 노예라는 사실을 아침저녁으로 일러주기 위해 그 문을 지나도록 강제하는 것 아닌가.
몇 천명의 직원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그 문앞에 줄을 설것이다. 그 문을 통과하면 엘리베이터앞에 또 줄을 서겠지. 그렇게 기다리며 버려진 시간은 아깝지 않을런지. 난 그 문을 지나면, 있던 애사심도 없어질 것 같은데.
보안검색대가 진짜 노예의 문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그 회사의 사장도 출퇴근할 때 거기서 보안검색을 받는지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회사 사장도 같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을 서는지 보면 그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회사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해나갈 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불편함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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